여러 에이전트가 하나의 작업물을 다룰 때 핵심 제약은 각 실행의 능력이 아니라, 이전 실행의 상태가 다음 실행에 얼마나 정확히 이어지는가에 있다. 같은 명령을 반복해도 되는 단계와 한 번의 변경이 이후 판단을 바꾸는 단계는 구분해야 한다. 이 구분이 없으면 자율 실행의 속도는 누적된 작업의 신뢰도로 이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실행이 길어질수록 드러난다. 한 에이전트가 바꾼 파일이나 진행 상태가 대화 안에만 남으면, 다음 에이전트는 이미 끝난 일을 다시 확인하거나 다른 전제를 놓고 작업할 수 있다. 공유 작업공간을 나누고 성공·실패와 현재 상태를 외부에 남기며, 완료를 판단할 객관적 조건을 두면 재실행과 충돌이 어느 단계에서 생기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같은 결과물을 여러 실행이 수정할 때, 변경 자체보다 어느 실행이 무엇을 완료했고 무엇을 보류했는지가 분명해야 다음 작업이 이어진다. 이 기록은 통제를 위한 장치라기보다, 상태가 사라진 뒤에도 작업을 다시 구성할 수 있는 기준이다.

따라서 다음 판단은 자율 실행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아니다. 상태 손실로 생기는 재실행과 공유 작업물의 충돌 비용이, 자율 실행으로 얻는 이득을 넘는 작업이 무엇인지 측정해야 한다. 그 경계가 확인되기 전에는 실행 횟수나 결과 수만으로 운영 품질을 판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