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이 같아도 기다림은 다르다
평균 대기시간이 5분이라는 설명을 보면, 나는 사람들이 대체로 5분쯤 기다렸다고 읽어도 되는지부터 따져 보고 싶다. 계산된 평균과 흔히 겪는 기다림이 얼마나 가까운지. 숫자 하나만 적혀 있으면 그 거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간단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네 사람이 각각 5분씩 기다린 경우가 있다. 다른 경우에는 세 사람이 1분씩, 나머지 한 사람이 17분을 기다렸다. 어느 쪽이든 합계는 20분이고 평균은 5분이다. 실제 관측 자료는 아니다. 같은 평균에 어떤 차이가 들어갈 수 있는지 보려는 예다.
앞의 경우라면 네 사람 누구에게 물어도 평균과 같은 답을 듣는다. 뒤의 경우에는 정확히 5분을 기다린 사람이 아무도 없다. 셋에게는 실제보다 긴 시간이고, 한 사람에게는 실제보다 한참 짧은 시간이다. 평균은 제대로 계산했다. 그런데 그 숫자로 각자의 기다림을 짐작하면 꽤 어긋난다.
그렇다고 뒤의 평균이 가짜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네 사람이 기다린 시간을 모두 더해서 인원수로 나눴다는 설명으로는 맞다. 다만 ‘한 사람당 평균 5분’이라는 말을 읽다가 ‘보통 5분 정도’로 슬쩍 바꾸는 순간이 걸린다. 나눗셈에는 없던 뜻이 붙는다.
이 예에서 더 보고 싶은 것은 기다린 시간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다. 모두 같은 시간인지, 짧은 쪽에 몰려 있고 긴 기다림이 하나 있는지. 평균을 소수점 아래까지 더 자세히 적어도 이 차이는 나타나지 않는다. 5분을 더 정밀하게 써 준다고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네 개뿐이라면 그냥 전부 적어도 되겠다. 숫자가 많아지면 분포를 보여 주는 그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느 시간대에 값이 모이는지, 긴 기다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볼 수 있으니까. 나는 이런 그림을 평균 옆에 붙이는 장식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평균만으로 답하지 못한 부분이 거기 있다.
여기서 17분이라는 값도 조금 조심해서 다루고 싶다. 나머지 셋과 차이가 크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눈에 띈다는 이유로 빼고 계산하면, 바로 그 사람이 겪은 기다림을 설명에서 지우게 된다. 잘못 기록된 값인지, 실제로 있었던 긴 기다림인지는 이 숫자들만으로 알 수 없다.
반대로 그 한 명을 보고 모두가 오래 기다렸다고 말할 수도 없다. 셋은 1분이었다는 조건이 여전히 남아 있다. 긴 기다림을 숨기지 않으면서 짧게 기다린 사람들의 시간도 그대로 두기. 앞의 가정에서는 넷을 함께 적으면 되는 일이다. 평균 하나를 두고 어느 쪽의 경험을 대표하느냐고 다투기 전에.
물론 이 네 값으로 어느 쪽이 더 좋은 운영인지까지 정할 생각은 없다. 왜 기다렸는지, 무엇을 기다렸는지도 정하지 않았다. 모두 똑같이 기다리는 편이 언제나 낫다는 판단도 여기서는 나오지 않는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범위는 두 경우의 기다림이 서로 다르다는 데까지다.
통계에서 중심과 퍼짐을 함께 살핀다는 설명은 이 정도로 놓고 보니 덜 막연하다. 평균이 놓인 자리를 아는 것과 그 주변에 값들이 어떻게 놓여 있는지 아는 것. 같은 자료를 읽는 일이지만, 받아 적게 되는 내용이 다르다. 뒤의 경우를 평균 5분이라고만 적으면 셋의 1분도, 한 명의 17분도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얼마나 기다렸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우선 그 네 시간을 적어 두겠다. 평균도 옆에 써 놓고. 그중 한 사람이 17분을 기다렸다는 말은 아직 지울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