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서 효율이 좋아졌다는 말만으로는 누가 더 가져갔는지 알 수 없다. 나는 이 빈칸을 남겨 두고 싶다.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이 만들었다면 분명 설명할 만한 변화다. 다만 그 설명을 듣고 모두의 형편이 나아졌다고 받아들이려면, 아직 안 나온 이야기가 있다.

가령 같은 재료와 같은 노동시간으로 빵을 더 많이 만들게 됐다고 하자. 실제 사례는 아니고, 두 질문을 나눠 보기 위한 가정이다. 늘어난 빵을 한 사람이 전부 가져가는 경우와 여럿이 나누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생산량만 적은 표에서는 두 경우가 똑같이 보인다. 빵이 늘었다는 사실은 어느 쪽에서도 맞으니까.

그 표가 틀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생산에 관한 질문에는 제대로 답했을 수 있다. 다만 나는 빵이 더 생겼다는 설명을 듣다가, 어느새 먹을 몫도 늘었다고 생각하기 쉽겠다는 데서 멈춘다. 누구의 몫이 얼마나 늘었는지는 생산량에 적혀 있지 않은데.

경제학에서 효율과 분배가 각각 문제로 다뤄져 왔다는 점도 이렇게 보면 조금 구체적이다. 더 많이 만들 방법을 묻는 것과 만들어진 것을 누가 갖는지 묻는 것은 같은 경제를 향한 서로 다른 질문이다. 하나에 답했다고 다른 하나의 답까지 따라오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분배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생산의 변화도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다. 앞의 빵은 실제로 더 만들어졌다는 조건이니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그다음이다. 늘어난 빵 가운데 누가 얼마를 가져갔는지. 그 내역까지는 보고 싶다.